흐린 도시 속 선명한 한 조각 | A Vivid Fragment in the Blurred City
장면 특성상 어둡게 찍혀서, 카메라에서는 그냥 ‘타이밍 괜찮게 찍혔네’ 정도로 생각했었다.하지만 라이트룸에서 밝기를 올려보는 순간, ‘아, 이건 올해 최고의 사진 중 하나가 되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그때부터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이클링 사진으로 키워온 인스타그램에서는 반응이 미미해서, 자신감을 많이 잃고 방황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좋은 사진, 감정을 건드리는 사진이라면 보는 이의 관심사가 달라도 반응이 있을 거라고 과신했던 것이다. 시간이 꽤 흐른 뒤, 거리 사진가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레딧에 별생각 없이 올렸는데, 처음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때 ‘문제는 타겟층이지, 내 사진이 나쁜 게 아니구나’라는 확신을 주었던 고마운 사진이기도 ..
202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