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새하얀 비둘기가 앉는 장면인데 흑백이 어울릴 것 같아서 찍은 사진.글로라도 의미를 부여하려고 애썼으나 이 사진에 구성된 오브젝트들에 무슨 의미가 있어서 감정이 생기겠는가.
꽤 오래전에 찍었던, 사진을 진지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시절의 사진.전형적인 아마추어 사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핫! 불필요한 태양, 반영 아래쪽의 공간 부족, 건물 좌우의 빈 공간, 명확하지 않은 산의 실루엣.
맨눈으로 봤을 때는 흥미로운 장면이었지만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됐던 구도.이 사진으로 눈에 보이는 장면이 흥미롭다고 무조건 괜찮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었다.왜냐면 눈과 카메라 렌즈가 보는 것이 서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이후로 렌즈의 화각 및 심도의 특성, 구도 내에서의 메인 피사체 크기에 유의하기 시작했다.
창살에 카메라를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는 이런 효과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진이다.이 사진을 찍고 눈으로 볼 수 없고 렌즈의 광학으로 표현되는 추상적인 이미지에도 관심을 가서 반사될 만한 흥미로운 요소가 있으면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도 저도 아닌 보정은 이렇게 된다는 걸 정확히 보여준다.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이 없는 단순한 풍경과 정물 사진에 굉장히 약한데 이유를 아직까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알게 되면 고칠 수도 있을 것인데 언제쯤 알게 되려나.
목련만큼 흑백이 어울리는 꽃도 드물 것이다.나뭇잎이 없는 시기에 구불구불하며 어두운 가지와 대비되게 피는 하얀 목련.흑백 사진은 강한 대비를 좋아해서 보통 그렇게 편집하는데 더없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