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찍지도, 잘 편집하지도 못한 사진이지만 킵했다는 것은 나는 이런 느낌의 사진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조용한 소음이 들리는 듯한 사진이라고 해야하나.복잡하지만 시각적으로는 단순하면서 정신이 멍해지는 사진.
이도 저도 아닌 보정은 이렇게 된다는 걸 정확히 보여준다.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이 없는 단순한 풍경과 정물 사진에 굉장히 약한데 이유를 아직까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알게 되면 고칠 수도 있을 것인데 언제쯤 알게 되려나.
목련만큼 흑백이 어울리는 꽃도 드물 것이다.나뭇잎이 없는 시기에 구불구불하며 어두운 가지와 대비되게 피는 하얀 목련.흑백 사진은 강한 대비를 좋아해서 보통 그렇게 편집하는데 더없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사진이다.
빛과 그림자가 강렬하게 대비되며 산만하고 낡은 것들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끌리곤 했다.나는 이런 사진일수록 본능적 감각이 살아나 기본 편집도 빨라진다.
이도 저도 아닌 사진은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는 관점에만 매몰되어서 잘못 편집한 사진.아쉽다 싶으면 재방문하기 위해서 기록을 남겨놓는 편인데 이건 편집이 잘못된 사진이라 연습 정도로 생각하고 종료
거리 사진 초기에 소심함이 넘쳐서 제대로 찍지 못해서 편집으로도 못살린 사진.사실 제대로 찍었어도 허락받지 못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쓰기 어려웠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서 술병을 양손에 들고 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촬영.정말 신경써서 촬영하고 편집했지만 부족함이 너무 많이 보이고 심지어 내 사진 같아보이지도 않는다.그래도 이 사진을 찍고 편집한 기억이 야간 사진과 표현의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을 줬다.
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않은 채 부랴부랴 달려가서 촬영한 사진들안국동 사거리로 몰려오는 민주 시민들 봄날의 외침 사람들은 참 심각하지만 강아지의 눈에는 사랑하는 휴먼들로 가득한 날 ㅋㅋ 마침내 행복한 사람들자유 차마 적어내지 못한 많은 속마음들 각자의 자리로...
어릴적엔 추운데서 잎사귀 하나 그렸다고 감기에 걸려 죽어버린 화가를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된다.여러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