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에 찍었던, 사진을 진지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시절의 사진.전형적인 아마추어 사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핫! 불필요한 태양, 반영 아래쪽의 공간 부족, 건물 좌우의 빈 공간, 명확하지 않은 산의 실루엣.
맨눈으로 봤을 때는 흥미로운 장면이었지만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됐던 구도.이 사진으로 눈에 보이는 장면이 흥미롭다고 무조건 괜찮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었다.왜냐면 눈과 카메라 렌즈가 보는 것이 서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이후로 렌즈의 화각 및 심도의 특성, 구도 내에서의 메인 피사체 크기에 유의하기 시작했다.
창살에 카메라를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는 이런 효과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진이다.이 사진을 찍고 눈으로 볼 수 없고 렌즈의 광학으로 표현되는 추상적인 이미지에도 관심을 가서 반사될 만한 흥미로운 요소가 있으면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가 대각선으로 정렬되는 배치가 재밌어 보여서 찍은 사진.50mm로 찍었을 것인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광각 렌즈와 경험 많은 거리사진가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훨씬 드라마틱한 사진이 나왔을 것이다.비둘기에 가까이 다가가 원근감을 강조하고 사람이 더 기울어질 때의 역동감까지 담았을 것.물론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
잘 찍지도, 잘 편집하지도 못한 사진이지만 킵했다는 것은 나는 이런 느낌의 사진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조용한 소음이 들리는 듯한 사진이라고 해야하나.복잡하지만 시각적으로는 단순하면서 정신이 멍해지는 사진.
이도 저도 아닌 보정은 이렇게 된다는 걸 정확히 보여준다.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이 없는 단순한 풍경과 정물 사진에 굉장히 약한데 이유를 아직까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알게 되면 고칠 수도 있을 것인데 언제쯤 알게 되려나.
목련만큼 흑백이 어울리는 꽃도 드물 것이다.나뭇잎이 없는 시기에 구불구불하며 어두운 가지와 대비되게 피는 하얀 목련.흑백 사진은 강한 대비를 좋아해서 보통 그렇게 편집하는데 더없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사진이다.
빛과 그림자가 강렬하게 대비되며 산만하고 낡은 것들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끌리곤 했다.나는 이런 사진일수록 본능적 감각이 살아나 기본 편집도 빨라진다.
이도 저도 아닌 사진은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는 관점에만 매몰되어서 잘못 편집한 사진.아쉽다 싶으면 재방문하기 위해서 기록을 남겨놓는 편인데 이건 편집이 잘못된 사진이라 연습 정도로 생각하고 종료